질문과 답변2018-12-16T00:17:17+09:00

질문과 답변



Re:장녀의 무게

작성자
호연클리닉 한기연
작성일
2022-06-17 13:12
조회
76
올린 글을 읽으며 먹먹합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구구절절 알겠고, 또 알겠습니다.

지금 **씨 마음에 아주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 내려온 아버지의 무능력과 그에 따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 엄마와 동일시 할 수 밖에 없었던 장녀라는 위치,
또는 딸들이 여럿이고 아들이 하나 인 집안의 역동도 있겠죠.
이런 환경에서 **씨가 독자적이고 개별적인 삶을 살아가기는 어려웠겠다...
어머니가 결국은 아들이 아닌 **씨를 가장 의지하는 대상으로 삼고 있겠다... 싶습니다.

한데,
이렇게 복합적인 구조가 있는 가정이 아니라고 해도,
아버지가 제 역할을 하고, 형제들이 각각 제 분량 만큼의 역할을 하는 집안이라고 해도,
병든 노령의 부모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큰 수술을 하고, 이제는 거동이 불편해진 어머니의 수발과 관련하여
깔끔하고 공정한 해결책을 갖고 있는 가정은 없다는 뜻입니다.

우선 드는 자식의 마음은
더 많이, 더 가까이서
최선을 다해 보살펴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내 집에 모셔서 어머니의 말년을 덜 외롭게 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생각은 늘 현실입니다.
그 보살핌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다른 형제들의 무심함에 어떻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하여, 당장의 연민과 죄책감을 잠시 미루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세울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지만, 그 시간을 아주 길게 잡았을 때
내가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의 개입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른 형제들의 개입 또한 그런 선에서 요청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내가 조금 더 하는 것과, 내가 전적으로 하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이젠 삶의 시간표가 **씨가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하는 때가 되었다는 것을 당연하되, 부디 너무 무겁지 않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자식이라는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잘 해도, 결국은 회한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썩 잘 할 수 없는 시간들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부디 담담하게 숨을 고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