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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건강 에세이



꿈과 정신건강

작성자
호연클리닉 한기연
작성일
2004-03-23 15:43
조회
2705
꿈을 꾸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요새는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하거나 또 어떤 사람들은 전혀 꿈을 안 꾼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사실은 아니다. 우린 누구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꿈을 꾸고 있다. 다만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많은 꿈이 잠에서 깨는 순간 잊혀지지만, 어떤 꿈은 너무 뚜렷해서 깨어있을 때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꿈들은 그 장면이나 사건은 조금씩 달라도 전체적인 맥락과 주제가 비슷하게 반복되기도 한다.
우리는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해도, 꿈은 무엇인가를 알려주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꿈이 무의식의 작용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꿈에 대한 인식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꿈을 예언적 도구로 생각하는 태도이다. 돼지꿈이 어떻고, 대통령 꿈이 어떻다는 말을 하거나, 태몽에 대한 신뢰 역시 꿈의 예언적 기능이다. 이는 꿈을 정신적이고 주관적인 의미에서 이해하려는 심리치료적 접근과는 거리가 있다.
꿈이 가진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의미에 관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된 데에는 프로이드의 공이 크다. 그는 꿈이 단순히 미래의 어떤 일을 예지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꿈에는 무의식의 숨겨진 욕망이 담겨 있으며, 그 욕망을 상징적인 방식으로 드러낸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왜 이런 꿈을 꾸는가?" 하는 원인론적인 관점을 고찰하면서 꿈의 소망충족 기능을 보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꿈이란 사람들이 깨어있을 때 억압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욕구들을 충족시키는 정신작용이었던 것이다.
다만 그것들이 그대로 표출될 경우 어떤 내용들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꿈은 왜곡과 검열을 거쳐서 나타난다고 하였다. 한편 융은 프로이드의 이런 해석을 편협하다고 보고 사람들이 꿈을 꾸는 것에 대해 ‘까닭’만을 묻고 ‘목적’을 묻지 않는 것은 많은 것을 잃게 한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꿈을 꾸는 가장 큰 목적은 의식상황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데 있다. 사람들의 의식적인 태도가 일방적으로 어느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꿈은 정신의 자기조정 기능에서 흘러나와 의식에서 억압한 것, 주목하지 않은 것, 몰랐던 것들을 등장시킨다.
꿈의 보상기능을 강조하는 융은 꿈을 원인론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목적론적으로 보았다. 꿈은 정신의 전체성을 이루려는 목적으로 당시의 의식상황에 따라 무의식에 배열되어 있던 것들이 의식이 약화된 틈을 타고 나온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꿈을 해석할 때는 어떤 이미지가 의식의 어떤 태도를 보상하려고 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당연히 꿈은 의식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의식상황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꿈의 해석도 할 수 없다. 무의식의 보상 작용이라는 것은 모자란 것을 단순하게 채워주는 보충만은 아니며, 조정이나 수정의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의식의 태도가 잘못되어 있을 경우 그것을 수정하도록 촉구하고, 적절할 경우는 그것을 재강조하여, 궁극적으로 인격의 온전한 통합을 향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꿈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곳에서 적응하지 못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의식에 동화시킬 수 있다. 좁은 의미의 정신건강과 넓은 의미의 온전한 삶을 위하여 꿈이 내게 무엇이라고 하는지 귀 기울이며 사는 태도를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