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답변2018-12-16T00:17:17+09:00

질문과 답변



글이 좀 길어서 죄송합니다;;

작성자
고3학생
작성일
2005-04-14 20:04
조회
559
안녕하세요? 저는 고3 학생입니다. 고3이라 공부에 집중해야 되는데, 3학년이 되면서 작년과는 너무 바뀌어버린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것 같아요. 작년에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하루하루를 언제나 웃으며 살고, 긍정적으로, 정말 아무 고민 없이 살았는데, 3학년이 되면서 차츰차츰 모든게 재미없어지고 의욕도 안 생기고 웃고 싶지도 않네요.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훨씬 좋다는걸 아니까, 억지로 웃을 때도 있는데 그럴땐 지쳐버립니다. 지친다는걸 느낀 후론 웃음도 안나와서 가만히 있으면, 아이들이 제 표정을 보고 우울해보인다거나 고독해보인다거나 만사가 귀찮은 표정이라거나 기운이 없어보인다거나... 하네요. 그런 소릴 들으면 나는 왜 내 안 좋은 감정이 다 티나는걸까, 티나서 좋을것 없는데 하고 또 신경이 쓰입니다. 요즘은 계속 우울한 상태이고, 또 우울한 제 자신이 상당히 신경쓰여서 아무 생각 없이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생각하고 있지만, 잘 안되네요... 중3~고1때 인간관계가 안좋았던것이 저에게 큰 상처가 되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가 봅니다. 고3때 비슷한 상황이 되니까 그때의 불행한 기억이 얼른 떠오르고 사로잡혀버리는걸 보면요. 고2때는 너무너무 활발한 생활을 해서 행복했는데, 지금은 왜 그때처럼 안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자꾸 작년이 그립고, 그러다 또 자꾸 과거에만 매이는것같아서 답답해지고... 아무래도 고3이 되니까 다들 공부를 해서, 그 답답한 분위기가 너무 싫은것 같습니다. 저도 해야겠다 싶어서, 쉬는시간 점심시간 이런때에도 공부를 하고 있다보면, 자꾸 놀고싶고... 공부가 다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전 자리에 앉아있는걸 되게 싫어해서(혼자앉아있으면 외로워서요;) 작년에도 쉬는시간 같은때면 앉아있는 적이 없었는데, 고3되서 공부해야 하니깐 앉아서 공부하고 친구들하고 못떠드는게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자꾸 이러니까 친구가 혼자 있는게 그렇게 싫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유도 없이 사서 고민하는것 같아요. 조용한 제 모습을 인정하기도 싫고, 작년처럼 시끄럽고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것도 같고... 가장 고민하는것은 공부하느라 말수를 줄이다보니 쉬는시간에 친구들이 가끔 떠들며 쉬는걸 보면 '아... 나도 같이 놀아야하는데' 라는 강박관념이 들어버리고, 그런 강박관념이나 긴장감을 느끼며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니 말도 버벅거리고 유머도 잘 나오지 않고 잘 '표현도 안되고', 아무튼 작년과는 너무 다릅니다. 제일 걱정되는건 '표현이 잘 안되서', 이 상태가 또 계속되면 어쩌나, 작년처럼 행복한 생활은 다시 오기 힘든걸까, 하는 겁니다. 표현이 안되서 새로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작년 같은 반 애들하고만 놀고... 2달쯤 지났으면 친하게 지낼때도 됐는데... 제가 너무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건지... 아, 고3되면서 안면홍조증세까지 생겼습니다. 제 고민 같은걸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고 말하자니, 아무것도 아닌걸로 괜히 고민하고 응석부리는것 같아서 못하겠더라구요. 털어놓으면 약하게 되는것 같고... 이정도는 이겨내야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근데 역시 답답해서 오늘 글을 올리네요. 인생이 언제나 좋을수는 없지...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왜 그렇게 쉽게 우울해지고 또 티가 다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잡념이 너무 많고 자의식 과잉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아예 안하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이런건 또 노력할 수록 안되는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밝게 밝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너무 생각하지 말자고, 인간관계 같은건 고민해봤자 답이 없다고 마음을 추스려보지만, 왜 이럴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는 중요한가요? 앞으로 그렇게 계속 생각해도 되는건가요?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있는데 조용한 편이었던 아이가, 올해로 올라오면서 성격이 눈에 띄게 밝아졌습니다. 마치 1학년에서 2학년이 될때의 저처럼요. 근데 새로 같은 반 된 아이들이 저보다는 그 아이와 많이 친해져있어서, 그 아이는 요즘 아주 즐거워보입니다. 저는 그 아이를 보며 이상하게도 질투와 피해의식 같은게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걸 느끼는 제 자신이 이상하고... 저는 그 아이를 보면 속으로 ' 지금 저 웃음은 내가 웃어야하는데, 저 친구와 친해지는건 나여야 하는데, 저런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과 귀여움 받는건 내 몫이었는데' 하는 생각이 곧잘 들곤 합니다-_-;;; 쉬는시간에 공부만 계속해도 되는걸까요? 지금은 고3이니까, 친구관계는 제쳐두고 공부에 몰두해도, 정말 괜찮은건지... 소중한 고3생활을 공부로만 보내고 싶지 않은 자신과, 한해 열심히 해서 후회하고 싶지 않은 자신이 요즘 많이 충돌합니다. 여러모로 잡념이 많아서 괴롭습니다. 유머가, 말하는 재주가, 낙천성이 사라져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제 생각 중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되도록이면 상세하게... 안될까요?? 🙂 (←;;) 바쁘실텐데 정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