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답변2018-12-16T00:17:17+09:00

질문과 답변



Re:폭력적으로 구는 제가 혐오스러워요.

작성자
호연클리닉 한기연
작성일
2019-01-18 17:37
조회
528
우리는 살면서, 언뜻언뜻 내가 했던 말들, 행동들을 되집어 볼 때가 있습니다.
그랬을 때, 슬며서 미소가 도는 장면이 많다면, 그 사람은 꽤 잘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죠.
한데, 거꾸로, 과거의 어떤 장면을 떠올렸을 때, 너무 비참하거나 창피하거나, 숨고 싶을만큼 난감한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무분별하게 화를 낸 것들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누구와 있었던 일인가가 중요하기 보다는, 그 누구와여도, 우리는 제대로 적절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가 용서가 잘 되지 않는 아주 고약한 마음이 됩니다.

**씨의 이런 모습이 어릴 때 부터 지속되어온 아버지의 폭력성과 연관이 있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럴 수 있다.'입니다.
그건, 단지 보고 배워서라는 단순한 과정이라기 보단, 아버지의 용납할 수 없는 행위들을 지켜보면서 솟구쳐올랐던,
엄청난 양의 분노가 해소되지 못한 채, 쌓이고 또 쌓인 탓일 겁니다.
그렇게 적재된 분노는, 이후 성인기의 삶에 예상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예상할 수 없는 장면에 불쑥 불쑥 고개를 내밀게 됩니다.

요는, 이렇게 살고 있는 자신이 싫고, 이런 양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인데,
이 부분을 처절하게 고뇌하고 있는 **씨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그 방법의 면에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 만으로 분노폭발이 멈추기는 어렵습니다.

하여, 좀 긴 호흡을 가지고,
연구하고, 실천하고, 다시 또 숙고하고 또 실행하는 도돌이표같은 치유의 과정을 각오하기 바랍니다.
좀 더 실천적인 방법은 내 책을 포함하여, 분노와 관련된 문헌을 탐구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다시 강조하지만, 읽고 생각한 것을 자주자주 써보고, 실패해도 또 다시 해 보는 것입니다.

꼭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잘 간직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