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답변2018-12-16T00:17:17+09:00

질문과 답변



Re:나르시시스트 엄마와 동생들을 지고 살다가 육십이 되었네요

작성자
호연클리닉 한기연
작성일
2023-05-02 13:22
조회
229
적어 주신 글에서,
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이와 같은 가족 사이에서 이렇게 저렇게 욱십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맏딸로서, 큰 언니로서 그간의 세월이 오죽했겠습니까?

더 일찍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비교적 명확하게 가족들의 면면과 그들과 연결된 본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나 봅니다.

이런 저런 심리학적 진단명을 부치는 일이,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그들이 책에 나온 그대로 자기애적 성격장애이든 아니든,
더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씨가 그들과의 관계에서 고통받았다는 것입니다.
애는 애대로 쓰고, 희생은 희생대로 했건만 남는 것이 없는 관계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관계라면,
그건 관계가 아닙니다.

이제 그 진실을 대면하게 되었는데,
진실을 아는 일이 산뜻하고 후련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회한과 연만과 원망과 분통이 더 흔한 연관 감정 인 것 같습니다.

지금,
**씨도그런 과정 중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길이 맞다는 것은 알겠으나,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불쑥 불쑥 떠오르면서 훼방을 놓을 수 있습니다.
일말의 여지와 미련이 과거의 방식을 다시 해 보라고 재촉할 지도 모릅니다.

하여,
이렇게 어긋난 가족관계에서 분리와 독립을 시도하는 일은,
현재 나이가 얼마이건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지금, 잘 하고 계신듯 합니다.
더 많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마음을 굳건히 하시고,
본인에게 유익하고 힘이 될만한 활동들을 찾아 하시며 관심의 분산을 시도해보세요
그들과의 관계와 역사에 관한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을수록 마음은 더 뒷걸음질 칩니다.

비로소
바른 길에 들어선 마당에 조금 더 힘을 내 보기 바랍니다.